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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매치' 이탈리아, 스페인 제로톱에 어떻게 대처할까? 유로 2012



 드디어 파이널이다. 세시간 뒤면 앙리들로네의 주인이 가려진다.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공교롭게도 또 만났다. 두 팀은 C조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대결한 바 있다. 유로 2012 전 경기를 통틀어서도 가장 수준 높은 경기였다. 이탈리아의 스페인 공략법이 파격이었다. 이탈리아는 스페인의 제로톱을 상대로 쓰리백으로 맞불을 놓으며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이탈리아는 스페인과 맞붙는 모든 팀들에게 극단적인 10백이 아닌, 다른 압박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그런 이탈리아가 다시 스페인을 만난다. 이젠 서로를 너무나도 잘 안다. 스페인은 쓰리백에 대한 면역체계가 생겼다. 똑같은 방법이 똑같이 먹히진 않을 것이다. 반면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서 가장 융통성 있는 팀이다. 쓰리백과 포백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지장' 프란델리 감독이 스페인을 상대로 또 어떤 카드를 꺼내들까.


<이탈리아가 결승에서 스페인에게 진다고 해도 프란델리는 이번 대회 최고의 감독 중 하나로 남을 것 같다>


 프란델리는 총 5번의 경기에서 2번의 쓰리백과 3번의 포백 전술을 들고 나왔다. 스페인, 크로아티아를 상대로는 쓰리백을, 잉글랜드, 아일랜드, 독일을 상대로는 포백을 구사했다. 상대 전술과 가용 자원을 고려한 포석이었다. 스페인 제로톱과 크로아티아의 기동력에 맞서기에 쓰리백은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이탈리아가 마지오와 지아케리니라는 스피디한 풀백이 있기에 보다 공수 밸런스를 맞출수 있는 프란델리식 3-5-2가 가능했다. 

 팀 컬러가 다소 비슷한 아일랜드, 잉글랜드에겐 포백을 썼다. 선이 굵고 직선적인 공격을 주로 하는 영국 스타일의 팀이었기 때문에 꺼내든 카드였다. 마지오가 경고 누적으로 이탈했고 키엘리니, 바르자글리 등이 부상에서 복귀한 것도 그 같은 선택의 한 이유였다. 토너먼트에 들어와서는 조별예선서 시동을 걸었던 다이아몬드 4-1-3-2를 썼다. 피를로을 보다 안전하게 보좌해 그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리고 아주리가 결승에 오름으로써 프란델리의 그러한 시도가 옮았음이 입증됐다.

 프란델리의 이탈리아는 최후의 난관에 봉착했다. 그리고 이제 그의 가치를 증명해내야 할 시간이 왔다. 프란델리의 이번 도전은 더더욱 힘들것이다. 델 보스케는 똑같은 우를 범할 정도로 고지식하진 않다.(엄밀히 말하면 스페인이 잘못했다기 보다는 이탈리아가 더 잘했지만) 델 보스케는 적어도 피치 위에서 만큼은 융통성이 있어 보인다. 그것은 지난 프랑스전에서 56분만에 네그레도를 뺀 점에서도 알 수 있다. 델 보스케는 새로운 시도가 여의치 않으면 재빨리 변화를 줄 수 있는 감독이다. 프랑스전의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가 이번에 꺼내들 카드는 대체 무엇일까. 

 델 보스케는 경기전 "제로톱을 버리고 전방에 쓰리톱을 세우는 4-3-3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그레도 사례처럼 그 말이 언론 플레이일 가능성도 있지만, 만약 그가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이번엔 토레스 카드를 꺼내들 공산이 크다. 네그레도 기용은 실패로 돌아갔고, 요렌테는 이번 대회에서 단 1분도 뛰지 않았다. 파브레가스가 나온다면 그의 표면적 계획과는 다른 셈이다. 그렇다면 톱의 한자리는 토레스밖에 없다. 토레스는 이탈리아와의 1차전 후반전에서 아주리 수비라인을 흔들며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전술적으로는 프란델리가 델 보스케 보다 나아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병술 하나는 탁월한 델 보스케다>


 그렇다면 토레스를 보좌할 나머지 두 윙어는 누가 될까. 현재 이니에스타는 언터처블이라는 점을 감안했을때, 다소 부진한 실바보다 폼이 좋은 나바스나 페드로라는 의외의 카드를 뽑아들 수도 있다. 현 스페인 상황에선 나바스보단 더 창의적인 루트를 가진 페드로 카드가 더 좋아 보인다. 허리 이하는 변동없이 끌고 갈 것이다. 전방 쓰리톱 내에서 변화가 생긴다면 이니에스타-토레스-페드로 카드를 생각해 볼수 있을것 같다.

 프란델리는 대회 초반에 썼던 쓰리백을 가동할까? 공식 인터뷰에서 그는 포백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존과 변동없는 4-1-3-2로 간다는 의미다. 이탈리아가 가동할 수 있는 수비자원의 풀은 대회 전체를 통틀어 지금이 가장 넓다. 바르잘리에 이어 키엘리니가 돌아왔고, 아바테도 출전할 수 있다. 마지오는 경고 누적에서 돌아왔다. 이탈리아로선 어떠한 수비 조합도 가능하다. 프란델리가 토레스 선발 출전을 예상한다면 마지오, 지아케리니를 측면에 세운 쓰리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안정적으로 가자면 지금의 포백에서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다. 고무적인건 역시 언제든 수시로 변동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다는 것인다. 

 그 어떤 것도 단정지을순 없지만 가능하다면 피를로의 활동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그리고 폭이 좁은 미들진(포백일때)의 구조적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포메이션으로 갈 확률도 있다. 키엘리니가 본업이 센터백이고 그 지역에서의 능력이 더욱 뛰어나기 때문에 그를 가운데로 옮긴다면, 활동량이 많은 마지오로 하여금 좌측 풀백을 맡겨 공격 지원을 늘릴수 있다. 스페인의 그나마 약한 고리가 우측 아르벨로아 쪽이라는 걸 감안하면 마지오가 바르셀로나의 알베스처럼 공격형 풀백으로 나오는 그림도 예상 가능하다. 그렇지만 지금 바르잘리-보누치 센터백 듀오가 궤도에 오르고 있어 속단할 순 없다. 더군다나 프란델리의 선발 라인업 중 한자리 정도는 예측불허였지 않은가.


<아무리 주의해도 지나치지 않을 이 남자. 세 미드필더와의 유기성 때문에 상대팀으로선 더 막기가 힘들다>


 이탈리아의 1,2선은 수비라인보다 변화가 덜 할것이다. 발로텔리, 카사노 콤비의 호흡이 물올랐다. 데로시는 현 아주리에서 피를로 버금가는 중추다. 변화가 시도된다면 그것은 몬톨리보가 활용되는 전방 플레이메이커 자리다. 스페인의 강한 프레싱을 고려한다면 넓은 활동범위를 커버함으로써 맞대응 할수 있는 모따의 선발 기용도 조심스레 예상된다.(실제로 스페인과의 조별예선 1차전에서도 이같은 상성관계는 맞아 떨어졌다) 어찌 됐건 아주리로선 역사를 바꿀 최후의 기로에 서있다. 이 상황에서 프란델리가 꺼낼 스쿼드의 조합은'안정'일까 '모험'일까. 그리고 델 보스케의 제로톱 혹은 쓰리톱에 어떻게 맞불을 놓을 것인가. 프란델리의 이탈리아는 세계 축구계의 새 트렌드를 몰고 올수 있을까. 그 물음에 대한 해답이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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