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토로그


'카드 캡처' 클라로벡 주심, 왜 한국전에 유독 관대했나 런던올림픽



   <한국-브라질전을 맡은 클라로벡 주심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악의 주심으로 기록될 것 같다>


 축구 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대한 논란의 역사는 끊임 없었다. 축구를 경기 내,외적 요인으로 나누고 다시 그 내부를 요소요소로 쪼갠다면 심판 판정은 분명 경기 향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부분집합이다. 논란의 여지는 단순한 심판 판정 자체에 있지 않다. 문제는 심판이 결단을 도출해 내는 과정에 있다. 심판의 두 눈은 선수의 행위를 향하지만 그것이 판정으로 귀결되는 과정의 메커니즘은 심판의 뇌를 통해 작동한다. 

 여기서 심판의 성향 차이는 별개의 문제다. 예를 들어 보편적으로 과반수 좀 넘는 사람들이 '예스' 하는 문제를 심판이 '노'라고 했을 때 성향을 논할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인 8~90%가 '예스'라고 하는 사안(심지어 비디오 카메라 조차도)에 대해 결단코 '노'라고 한다면 그것은 심판의 성향과는 별개다. 판정을 도출해 내는 과정의 작동체계에서 문제가 발생했거나, 흐린 판단력 혹은 우유부단(이것은 성향의 문제로 볼수도 있지만) 아님 축구를 소비하는 팬들로선 또 다른 의심을 해볼 수밖에 없다.     

 한국 대 브라질 전은 경기력 이외의 경기 내적 요소가 많이 반영된 결과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에 불과하겠지만 PK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그것은 영국전을 통해서도 충분히 체감했을 것이다. 그러기에 한국전 홍명보호의 PK 판정이 더욱 아쉽다. 완전히 무너진 상태에서의 PK라면 단순한 0패 모면의 의미에 불과했겠지만, 김현성과 김보경의 경우는 다르다. 경기의 양상을 180도 바꿀수 있던 상황이었다. 축구는 흐름의 게임이다. 브라질은 전반 17분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골키퍼의 골킥 미스와 점유율 3대7의 상황은 브라질로선 창피한 일이었다. 


  <클라로벡 주심은 잉글랜드-스웨덴전에서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논란이 됐었다>


 홍명보호의 흐름을 깬건 파벨 클라로벡 심판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브라질 팬이라면 입장이 다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77년생 체코 심판의 판단력은 보편 타당한 시각에서 어긋나 보인다. 그것을 축구의 한 요소이고 드라마라고 포장하진 말자. 형평성에 어긋난 경기 요소는 이슈거리를 낳을순 있어도 선순환과 역사의 차원에서 결코 바람직한게 아니다.

 필자는 클라로벡 심판에 대해서 알아보던 중 의아한 점을 발견했다. 클라로벡은 체코 리그에 기반을 둔 주심이다. 체코 리그에서 5시즌 동안 77경기를 맡았다. 2005년에 피파 심판진에 배정됐고 2006년 8월 15일 슬로베니아 - 이스라엘전에서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2008년에는 유에파컵, 유로 2008, 유러피안 챔피언스리그 등 굵직한 대회를 경험했다. 지난해에는 멕시코에서 열린 U-17 월드컵에서 수석 심판단으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클라로벡 심판의 능력은 우리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그 능력이 정상적으로 발현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우리는 클라로백의 카드 수집 변화 추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단 클라로벡의 주일터인 리그를 따져보면 그는 5년간 평균 3.81개의 옐로카드와 0.08개의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는 어찌보면 지극히 평범하고 정상적인 수치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평균 4.07의 옐로카드와 0.26의 레드카드가 나왔다. 가장 최근 메이저대회라고 볼수 있는 유로 2012에서는 이보다 낮다. 옐로카드 3.97, 레드카드는 0.10개이다. 이로 미루어 볼때 클라로벡은 보통의 심판보다 아주 조금은 관대하다고 볼수 있지만 평균의 범위를 많이 벗어나진 않는다. 남들처럼 꺼낼땐 꺼내고 생략할땐 생략하는 주심이란 이야기다.    


  <심판 자질의 문제는 언제나 논란거리다. 이슈의 맹점은 인간이 완벽하지 않고 축구가 기술의 도움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클라로벡 주심이 가장 많이 옐로카드를 꺼내든 경기는 2010년 12월 16일 나폴리아 슈테아우아 부쿠레슈티전, 2009년 7월 30일 잘츠부르크와 디나모자그레브와의 유로파리그 경기다. 두 경기 다 무려 8장과 경고누적으로 1명의 퇴장이 발생했다. 클라로벡가 포청천이 된 경기에선 레드카드로 물든 유혈사태도 종종 나왔다. 단 한장의 경고로 마무리 된 경기는 한손으로 꼽을 정도다. 경기를 올시즌으로 제한하면 평균 약 4장 정도의 옐로카드를 꺼냈다. (시그마 올로모크 대 야블로네크전 4장, 두크라 프라하 대 스파르타 프라하전 5장, 슬로반 리베레크 대 빅토리아 플젠 5장, 런던올림픽 온두라스 대 모로코전 옐로 5장, 레드 1장)

 아이러니하게도 카드 수집의 그래프는 대한민국전에서 바닥을 향한다. 평균 4장은 꺼내들고 경기를 마무리했던 클라로벡은 대한민국과 가봉전에 2장, 어제 경기에서 1장 만을 뽑아 들었다. 이것은 클라로벡이 기록한 올 시즌 최저 수치다. 또한 그가 기록한 역대 최저카드 경기에도 포함된다. 물론 단순 옐로카드의 갯수만으로 심판의 자질을 논할순 없다. 잣대가 단면적이다. 우연의 일치일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노카드로 마무리한 경기는 필자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단 3경기에 불과했다. 전형적인 카드캡처인 셈이다. 공교롭게도 딱 한국 경기 두 경기에 그랬다. 기막힌 평행이론이다.

 클라로벡의 성향이 '중도'에서 '관대'로 급격히 변한 시점이 한국전 두 경기다.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1999년 아르헨티나의 팔레르모가 콜롬비아전에서 찼던 3개의 PK도 심판으로선 적잖은 고뇌였을거다. 한 경기에서 3개의 PK를 한 팀에게 몰아주는건 판단의 문제가 형평성의 문제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이같은 잘못된 변질은 판정이 옳고 그름을 떠나 그 자체로 부정적인 인식을 낳을수 있다. 하지만 당시 심판은 비난여론을 감수한 결정을 했다. 어제처럼 두 번의 PK 상황에 대해 연속해서 침묵하는것 또한 심판으로선 타격의 원인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심판의 양심과 올바른 판단력이다. 어제의 클라로벡 주심은 적어도 하나 정도의 PK를 불 수 있는 과단을 내렸어야 했다.  


이글루스 가든 - 축구를 보자, 이야기하자, 느끼자!

덧글

  • 홍차도둑 2012/08/08 22:35 # 답글

    2002년 4강전에서 느껴진 그 무언의 메시지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
  • 아우라 2012/08/09 15:14 #

    사상 첫 한국의 메이저 결승행을 목도할수 있었는데 아쉽게 됐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충분히 해볼만 했어요. 물론 120%의 실력을 발휘해야 가능한 일이겠지만요.
  • 홍차도둑 2012/08/09 15:36 #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메이저' 대회에서 빠졌나요?

    요즘 유니버시아드가 이전처럼 많이 방송도 안해주고 해서 점점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만. '메이저'에서 빠졌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부탁드려요.
  • 누리사랑 2012/08/09 23:11 # 삭제

    포스팅이랑 좀 쌩뚱맞은 질문이지만 -_-;;

    메이저 대회라 함은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정도 아닌가요?
    많이 봐주면 F1 정도 포함되고요. U대회가 언제부터 메이저 대회였는지 궁금하네여.
  • 아우라 2012/08/09 23:26 #

    유니버시아드는 대학생들의 체육제전 입니다. 당연히 출전 선수의 층은 제한되고요.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을 3대 메이저 대회로 꼽는 이유는 규모는 물론 대회 영향력과 파급력, 시청자 수, 대회 수익 등 여러 관점에서 봤을때 내림차순으로 세계 상위 3위권에 드는 스포츠 이벤트이기 때문입니다.

    스포츠 전체로 놓고 봤을때 저렇게 분류되겠지만 종목을 골프나 테니스 등 단일 카테고리에서 분류하자면 해당 종목만의 분류 기준이 있을겁니다. 거기에는 규모 뿐만이 아닌 역사와 전통 같은 무형의 가치도 포함이 되겠죠. 윔블던 테니스나 US오픈 같은 경우도 상금규모 및 중계권료가 엄청나지만 역사 또한 유구하잖아요.
  • 홍차도둑 2012/08/09 23:35 #

    누리사랑/포스팅이랑 생뚱맞은 질문이 아닙니다. 그리고 제 블로그에서는 비로그인의 댓글은 무시하므로 방금 남기신 댓글은 지웠습니다.
    네 중요한 부분에서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정의'가 확실히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저에게 답변을 받고 싶으시면 비로그인이 아닌 익명이 아닌 방법으로도 댓글 달 수 있으니 그 방법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아우라/제가 이 질문을 하는 이유는 이전에는 '세계의 중요 스포츠대회'로 유니버시아드가 소개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심지어 한국에서는 위성중계까지 되고 그랬으니까요. 대구의 경우 대구 스타디움의 정식 명칭은 '유니버시아드 주 경기장'이니까요.
    여러 사전이라던가 심지어는 교과서에까지 소개가 그렇게 된 부분이거든요.
    1990년대 초반 이후부터는 언론의 보도가 덜하고 하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사실상의 대표팀을 출전시킬 정도로 상당히 공을 들이고 소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글에 대한 답글에서 말하신 '사상 첫 한국의 메이저 결승행' 이라는 부분에 대한 부분이 크게 바뀌게 됩니다. U대회의 우승을 놓고 '메이저 대회의 첫 우승'이라고 쓰여진 기사가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 봐야 할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그래서 질문한 것 외에도 저도 공개적으로 의문을 올렸습니다.
  • 누리사랑 2012/08/10 00:19 # 삭제

    홍차도둑님 성격이 좀 이상하시네요.
    익명이라고 해서 글을 지운신다니 듣기싫고 보기싫은 글은 잘도 지우시겠네요.
    그런 분에게 굳이 답을 듣고 싶지도 않군요. 투데이 1 올라가는 것조차 너무 아깝네요.
    유니버시아드를 메이저 대회라고 궤변을 늘어놓는 분, 진정 박수 쳐드리고 싶습니다.

    저한텐 질문하지 마세요. 답변 드릴 생각이 없거든요. 그럼.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