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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의 QPR, 남은 과제는 '팀으로 뭉치기' 2012-2013 EPL



                         <출처: QPR 구단 공식 홈페이지> 


 또 졌다. 이번에도 3실점이다. 1무 2패 2득점 9실점. QPR의 리그 3경기 성적표다. '디펜딩 챔프' 맨체스터 시티와의 일전이라 QPR의 승점을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혹시나 했던 결과는 역시나 였다. 영패는 면했지만 집중력 부족으로 3골을 내줬다. 그렇지만 이번 패배는 의미가 다르다. QPR의 리그 3경기 중 가장 좋았다. QPR은 후반 중반까지 맨시티와 시소게임을 펼쳤다. 에딘 제코의 헤딩 역전골과 테베스의 행운의 골이 아니었다면 승점 1점도 가능했다. '만약' 이라는 가정을 떠나 QPR이 희망을 봤음은 부인할 수 없다.

 필자가 희망적으로 서두를 열었지만 사실 QPR이 아주 잘한건 아니다. '잘했다' 는 상대적인 평가의 척도는 지난 두 경기다. 2라운드까지의 QPR은 그야말로 답이 없었다. 과장 좀 더 보태 "다년간 발을 맞춰온 대학 챔피언팀한테도 지지 않을까" 할 정도의 모래알 같은 조직력이었다. 특히 스완지시티와의 첫 경기는 가관이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십 승격 동기는 오르지 못할 큰 산이 돼 있었다. 그랬던 QPR이기에 맨시티전 그들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고무적이었다.

 희망의 중심은 에스테반 그라네로와 박지성이다. 특히 그라네로는 영국 정착 후 이틀만에 가진 실전 경기였다. 스페인산 신입생의 퍼포먼스는 환상적이진 못했지만 기대감을 주기엔 충분했다. 그라네로는 경기 초반 템포 적응에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순식간에 팀에 녹아 들었다. 박지성과 원투패스를 주고 받으며 식상하고 뻔한 QPR의 중원에 창조성을 불어 넣었다. 박지성의 좌측면 이동과 스위칭도 탁월했다. 박지성의 이타성은 그라네로와 화학작용을 일으켰다. 대단한 임팩트는 없었지만 다양한 시도를 통해 괜찮은 콤비네이션을 기대하게끔 했다. 바비 자모라도 박지성과 많은 패스를 주고 받으며 신뢰감을 드러냈다. 


    <출처: 마르세유 구단 공식 홈페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이 부족한게 사실이다. 우선 수비다. 매 경기 3실점이다. 파비우를 필두로 보싱와까지 영입했지만 아직 기대 이하다. 믿었던 로버트 그린 골키퍼의 부진은 줄리오 세자르의 영입을 가속화 시켰다. 이날 QPR은 파비우 - 라이언 넬슨 - 안톤 퍼디난드 - 보싱와로 포백을 꾸렸다. 면면은 EPL 중위권이다. 허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퍼디난드의 부상도 있지만 수비 불안은 개개인의 아닌 조직의 문제다. 포백과 2선의 협력이 문제다. 보싱와의 수비력엔 다소 의문이 든다. 숀 라잇 필립스의 공격 성향을 상쇄해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잘 되지 않고 있다. 

 왼쪽의 파비우는 좋았다. 전반 11분과 34분에 완벽한 클리어링을 보여 주었다. 이날 파비우가 없었으면 1-5 였다. 박지성이 좌측으로 이동하면서 생긴 '맨유 커넥션'도 합격이다. 안톤이 교체아웃된 중원에는 오누오하가 들어오며 넬슨과 호흡을 맞췄지만 어떤 평가를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 힐의 대안인 넬슨은 수비보다 공격에서 위협적인 면모를 뽐냈다. 수비는 단기간에 좋아지기 힘들다. 보싱와의 적응과 수비 중추를 잡아줄 리더십이 시급하다. 세자르의 영입은 그래서 더욱 반갑다. QPR이 안정된 수비진을 구축하려면 리그 초반에는 어느정도 고생이 불가피하다. 

 필자 개인적으로 점수를 주는 영입은 스테판 음비아다. 음비아는 QPR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 될 것이다. QPR이 수세로 몰리는 과정을 보면 허리에서 끊어내는 움직임이 부족하다. 그걸 해줄수 있는 선수가 바로 음비아다. 디아키테와 포를린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긴 하지만 무게감이 떨어진다. 디아키테, 포를린, 마키, 타랍의 공통점은 챔피언십에서는 통하지만 EPL 팀과 싸우기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음비아의 가세로 QPR은 공수에서 연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음비아가 깊게 포진함으로써 그라네로와 박지성의 공격적 재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수비시 개인 역량이 부족한 센터백들의 지원도 음비아의 역할이다. 전술에 따라 QPR의 야야투레 또는 부스케츠가 될 수 있는 존재다. 




 공격은 네임밸류라는 거품을 걷어내면 남는게 없다. 자원은 많으나 잉여인 상황이다. 공격진은 지금으로도 충분해 보인다. 문제는 구슬을 꿰는 일이다. 바비 자모라가 골을 넣었지만 동선이 다소 아쉽다. 자모라는 박스 내에서 상대 수비수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자원이다. 그런 그가 움츠린 토끼처럼 페널티 라인 근처만 어슬렁 거리고 있다. 앤디 존슨도 마찬가지다. 그렇다 보니 의도치 않은 제로톱 현상이 발생하는데 QPR엔 제로톱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하다. 자모라는 한편으론 에버턴의 펠라이니와 같은 역할을 맡아야 한다. 공중 경합이 좋은 자모라에게 타겟 역할을 부여하고 그나마 빠른 존슨과 필립스로 하여금 매듭을 짓는 형태다. 자모라와 존슨의 어정쩡한 경로는 박지성, 그라네로와의 혼선만 가중시킨다. 

 공격수의 역할 보다 중요한 건 실수를 줄이는 거다. QPR은 실수가 너무 많다. 실수의 핵심 원인은 부정확한 패스다. 특히 맨시티전에서는 파비우와 라잇 필립스의 패스가 가장 질이 떨어졌다. 패스가 끊기면 애써 올라간 센터백 이외의 선수들은 급격히 자기 진영으로 선회해야 한다. 한마디로 수비가 힘들다. 공격에 매듭을 지으면 수비 전환이 여유로운데 그전에 뺏긴다. 공세 전환시 출발하는 최초의 패스부터 상당히 부정확하다. 공격 시발점부터 끊기니 정신이 없다. 맨시티전에선 수비진을 제외하곤 박지성의 패스가 가장 정확했다. 공격 작업에서의 무리한 시도는 상대 역습으로 귀결된다. 

 QPR의 남은 과제는 '얼마나 하나의 팀으로 잘 뭉치느냐'다. 한해 농사가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 모아야 할 재료는 충분히 모았다. QPR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그 어떤 팀보다도 바쁜 행보를 보였다. 과감한 투자로 세계 각국의 재원들을 수집했다. 더 이상 선수 탓만 할수도 없는 상황이다. 남은 건 성숙의 시간이다. 와인의 진정한 맛을 틔우는 디캔딩이 필요할 때다. '주조사' 마크 휴즈 감독의 어깨가 그 어느때보다도 무겁다.       

        

    

덧글

  • 잔류희망 2012/09/03 12:12 # 삭제 답글

    선수들간의 호흡이 잘 맞기를 기다려 봐야겠네요
  • 아우라 2012/09/03 12:49 #

    싹 갈아엎었으니 시간 좀 걸릴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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