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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전 통해 본 서울의 올시즌 기상도 2013 K리그 클래식



강팀들의 대결다웠다. 한눈 팔 틈 없는 빠른 공수전환, 강한 압박, 2-2의 스코어, '명불허전' 스타들의 공격포인트, 많은 관중. 축구의 흥미 요소를 고루 갖춘 경기였다. 박진감은 이날 열린 K리그 클래식의 3경기 중 으뜸이었다. FC서울로선 거의 다 잡았던 경기를 놓쳐 아쉬웠을 것이다. 반면 포항은 이명주의 극적인 동점골로 험난한 서울 원정의 고비를 무사히 넘김과 동시에 꽤 괜찮은 스타트를 끊게 됐다. 한 경기로 미래를 속단할 순 없지만, 경기 내용만큼은 양 팀이 향후 이끌어 갈 로드맵의 좌표를 미리 점검할 수 있을 만큼 풍부했다.




서울 외인 판타스틱4 '살아 있네'

살아 있었다. 그것도 다 빠짐없이. 데얀, 몰리나, 에스쿠데로, 아디로 이어지는 '외인 판타스틱4'는 건재했다. 일단 서울의 표면적인 모든 결과는 그들이 다 만들었다. 데얀이 선제골을, 에스쿠데로가 역전골을 넣었다. 몰리나는 이 둘의 모든 골에 관여했다. 아디는 노병준, 황지수로 이어지는 포항의 오른쪽 라인에 다소 고전했지만 첫 경기라는 점에서 위안을 삼아야겠다. 데얀은 여전히 위협적이었다. 데얀은 전반 29분 코너킥으로 날아오는 볼을 자세를 낮춰 헤딩골로 연결했다. 빈공간을 적절한 타이밍에 찾아들어가는 위치선정이 일품이었다. 전체적인 슈팅감도 나쁘지 않았다. 아쉬운 것은 후반 막판 골과 다름없던 두 차례의 찬스를 무산 시킨 점. 그렇지만 첫번째 슈팅은 좋았다. 신화용 골키퍼가 잘 막았다. 두번째는 문전 앞에서 최태욱의 헤딩을 이어 받아 발로 살짝 돌려 놨는데 이 장면도 각도가 워낙 안 나와서 빗나갔을 뿐, 감각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좋은 터치였다고 평하고 싶다.     

이번 시즌 서울은 에스쿠데로가 몰리나의 짐을 어느 정도 덜어 줄 수 있다고 본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부지런히 스위칭 해 주면서 상대 수비진에 부담을 가할 수 있는 선수다. 데얀과 에스쿠데로에게 마크맨이 집중되면 상대적으로 몰리나에게 많은 공간이 생기고 이는 양질의 패스를 뿌릴 수 있는 여유로 연결된다. 실제로 에스쿠데로의 두번째 골은 개인 능력으로 만들어 낸 측면이 더 크다. 몰리나의 패스는 에스쿠데로가 받기에 아주 좋은 방향과 패스결은 아니었다. 안쪽으로 쏠렸기 때문에 포항 수비수가 반응해 처리하기 유리한 방향이었다. 다만 에스쿠데로가 빠른 판단으로 파포스트를 보고 원터치로 감은게 주효했다. 아디에 대한 판단은 아직 이른 것 같다. 아디는 여전히 리그 정상급 풀백이지만 리그에 빠르고 젊은 윙어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서 노쇠화를 얼마만큼 운동량으로 커버해 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윤일록의 부상이 서울에 미칠 영향은

윤일록이 시즌 개막전부터 부상을 당했다. 윤일록은 전반 27분 서울의 공격 전개과정에서 데얀에게 볼을 흘려주다가 갑자기 허벅지를 부여 잡고 쓰러졌다. 경기 후 최용수 감독은 " 윤일록이 오른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쪽에 부상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윤일록의 부상이 시사하는 바는 복합적이다. 윤일록은 서울의 유일한 영입이다. 이것은 스쿼드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서울의 전술 운용 의지다. 데얀과 몰리나가 팀에 남았고 지난 시즌 베스트 멤버가 거의 남아있어 굳이 변화를 시도할 이유가 없는 서울이다. 윤일록은 서울의 기존 팀 컬러를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 공격과 패스 루트의 다변화를 꾀할 수 있는 영입이었다. 실제로 윤일록은 불과 두달이라는 시간에 팀에 완벽히 적응했다. 서울에서의 데뷔전인 지난 AFC 장쑤전에서는 멀티골을 기록했다. 쾌조의 출발을 보인 그였기에 이번 부상이 더욱 아쉽다.

이날 서울의 공격 방식 중 가장 창의적이었던 장면이 윤일록이 다친 전반 27분 상황이었다. 서울이 상대 문전에서 공격을 풀어가는 패턴에 있어서 다양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이날 서울이 들고 나온 4-4-2 포메이션처럼 전통적인 윙어를 두지 않는 상황에서도 윤일록은 유용하다. 서울의 좌우 측면은 윤일록과 몰리나였는데 두 선수다 사실상 인사이드 미드필더에 가깝다. 여느때처럼 고요한이 보다 공격적으로 올라오고 수비엔 최효진, 현영민, 김치우, 허리엔 최태욱, 이상협 등이 측면 공격을 지원할 수 있다. 이로써 윤일록과 몰리나의 중앙 지향적인 활용이 가능해진다. 이는 타이틀 홀더를 노리는 서울에게 무척이나 중요하다. 올시즌 서울은 정통파 윙어보다 사이드 풀백 자원들이 풍부하다. 서른 중반인 최태욱의 역할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에스쿠데로와 몰리나가 사이드로 빠지면서 윤일록이 들어 올 수도 있다. 윤일록은 홀딩을 제외한 2선 이하의 전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가용될 수 있는 자원이다. 그의 부상 정도는 변화무쌍한 스위칭과 패스 줄기로 공격의 폭과 깊이를 더해가려던 서울의 한시즌을 좌지우지할 바로미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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