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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맨유전 승리 요인은 나니와 모드리치 2012-2013 유럽 챔피언스리그



예상했던 흐름대로 흘러 갈 경기였다. 퍼거슨 감독은 올드 트래포드에서 최대한 안정적인 카드를 들고 나왔다. 1차전 출전했던 에반스, 필 존스, 카가와, 루니 대신 공격엔 경험이 많은 긱스, 나니, 중원에는 클레버리, 리오의 파트너로는 비디치를 내세웠다. 1차전에 비해 4명이나 바뀌었는데 대체적으로 변칙보다는 경험에 무게를 둔 포진이었다. 최근 노리치시티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카가와는 출전하지 않았다. 

그 점을 제외한다면 아주 의외의 선발 구성은 아니었다. 서브에 들어간 루니는 퍼기의 '신의 한수'였을 공산이 컸다. 퍼기는 레알전을 위해 체력 안배를 한 긱스를 과감히 투입했다. 공격성향이 짙은 나니와의 밸런스를 감안한 카드였다. 실로 맨유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긱스였다. 특히 수비적으로 공헌했다. 그는 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마이클 캐릭(5개) 다음으로 많은 태클(4개)을 성공시켰고 가장 많이 상대 볼을 가로챘다.(4개) 반면 레알은 파비우 코엔트랑이 허리와 중원을 커버하며 괜찮은 수비를 보였다. 




나니, 퍼기의 계획을 망쳐 놓다.

맨유의 잘 짜여진 계획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졌다. 후반 10분 나니가 볼을 가슴 트래핑 하려던 아르벨로아를 향해 발을 높이 뻗었고 주심이 레드카드를 꺼낸 것. 1-0으로 리드하던 맨유로선 그전까지의 수비력을 유지만 해도 굳히기 양상으로 갈 수 있었던 흐름이었다. 나니 퇴장 전까지 모든 것은 맨유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전반전 맨유는 레알의 약점을 잘 파고 들었다. 최근 레알은 세트피스에서 상당히 약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날도 비디치가 전,후반 각각 1개씩의 헤딩슈팅을 따냈다. 전반 20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골포스트를 맞춘 헤딩슈팅이 가장 결정적이었다. 게다가 긱스가 수비적 역할을 아주 잘 수행했고, 공격의 활로를 찾기 위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던 디 마리아마저 부상으로 전반에 조기 교체되면서 맨유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다.

모드리치 투입은 무리뉴의 '신의 한수'

이날 경기는 나니 퇴장 전과 나니 퇴장 후로 갈렸다. 맨유는 나니가 나간 후 급속도로 흔들렸다. 무리뉴 감독이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3분 뒤 아르벨로아를 빼고 모드리치를 넣으며 미드필더의 숫자를 늘렸다. 이전까지 클레버리와 캐릭 조합에 긱스까지 허리 싸움에 적극 가담하며 근소한 우위를 가져가던 맨유였다. 모드리치의 투입은 단순 중원 '1'의 증가 이상이었다. 팽팽하던 흐름에서 11 대 10의 대결 구도로 바뀌었다. 최대 '2'의 수적 우위도 가져갈 수 있다. 맨유는 하파엘로 하여금 허리 지원을 하게 했지만 이는 반대로 레알의 호날두나 이과인이 파고 들 수 있는 뒷공간을 제공하는 빌미가 되었다.  

모드리치 효과는 8분만에 나왔다. 모드리치는 후반 21분 개인 능력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상대 수비수를 앞에 두고 툭툭 친 뒤 구석으로 정확한 중거리 슈팅을 꽂아 넣었다. 모드리치는 공간의 여유로 인한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사실 무리뉴는 모드리치 대신 벤제마를 투입 시킬 요령이었던 모양이다. 나니의 퇴장 이후 몸을 풀던 벤제마가 투입 직전까지 갔었으나 무리뉴는 그를 다시 벤치로 들어가게 했다. 2분 후에는 맨유 박스 안에서 외질이 백힐로 돌려 놓은 걸 이과인이 크로스로 연결했고 반대편에 있던 호날두가 쇄도하며 발을 뻗어 역전골을 성공 시켰다. 이 공격의 시발점도 역시 모드리치였다. 모드리치는 양질의 종패스와 탁월한 완급 조절로 단번에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 냈다. 




맨유 남은 교체카드 한 장, 카가와는 어땠을까. 

무리뉴는 역전하자마자 바로 외질을 빼고 페페를 넣었다. 페페는 수비적인 교체임과 동시에 상대를 조급하게 만드는 도발에 유용한 카드다. 퍼거슨은 루니와 영, 발렌시아를 차례대로 투입시키며 총력전을 펼쳤다. 맨유는 후반 막판 비디치의 결정적인 헤딩 슈팅이 로페즈 골키퍼에 막히며 실낱 같은 희망을 날려야 했다. 퍼거슨이 막판에 꺼낸 세 장의 카드 중 적어도 한 장은 개인적으로 아쉽다. 루니의 카드는 공격의 연결고리를 찾고 막힌 맥을 뚫는데 효과적이나 영과 발렌시아 중 한 장 정도는 카가와로 돌릴 수도 있었지 않았나 싶다. 영과 발렌시아는 최근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반면 카가와는 절정을 달리고 있었다. 2008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결장했던 박지성이 오버랩 되는 건 필자 혼자만의 회상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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