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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마비 사각지대' 축구, 쿼터제는 어떨까? 축구 종합



 
<축구가 어느새 심장마비의 무덤이 된것 같아 안타깝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축구장에서 또 돌연사가 터졌다. 이번엔 이탈리아 세리에B다. 주인공은 AS 리보르노 칼초의 미드필더 피에르마리오 모로시니. 사인은 역시 심장마비다. 이청용의 팀동료로 국내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파브리스 무암파가 쓰러진 지 한 달도 채 안돼 일어난 일이라 충격파가 꽤나 크다. 공교롭게도 종목이 축구다. 축구팬의 한 사람으로서도 씁쓸함을 감출수 없다.

 이번 두 사건으로 축구경기에서 돌연사가 문제가 되고 있다. 심장마비로 인한 급사는 전부터 있왔다. 2003년 카메룬의 비비앙 푀, 2007년 스페인의 푸에르타가 운명을 달리했다. 대한민국의 신영록은 리그 경기 중 갑작스럽게 쓰러져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들에게 공통점이 있다. 하나같이 잘 뛰다가 갑자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는 것이다.

 다른 스포츠도 아닌 축구에서 돌연사가 잦은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야구, 농구경기에서 선수들이 쓰러져 죽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것 같다. 왜 그럴까? 이에 대해서 여러가지 견해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로 전문가들은 축구의 '과격성'을 든다. 축구만큼 거친 운동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그렇긴 하다. 마초의 스포츠로 대변되는 축구보다 터프한 운동이 또 있을까? 전후반 90분에 끊김없는 러닝타임만 치더라도 45+5분에 이른다. 90분 이상을 뛰는 거리는 경기당 10km 남짓. 그것도 단순 러닝이 아니다. 그야말로 사력을 다한다.

 전문가들은 1. 축구의 긴 러닝타임 2. 과격성이 급사를 유발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전력질주, 중간질주, 천천히걷기를 반복하는 축구의 템포적 특성도 심장마비 유발을 한 몫 거든다고 본다. 어느정도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뛰는 육상경기보다 신체의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는 러닝패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축구팬들은 축구의 원시적 매력과 다이나믹함에 열광한다. 하지만 인터넷에 축구선수가 심장마비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반가워할 축구팬은 없을 것이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그렇다면 앞서 열거한 돌연사의 가능성을 최소화하는건 어떨까? 육체를 부딪히며 볼을 탈취하는 축구경기의 특성상 과격성의 요소는 줄일 수 없다. 있다손 줄인다면 축구팬 절반 이상은 야구로 전향할 것이다. (참고로 필자는 타 종목에 배타적이지 않다.) 방법은 1. 경기시간을 단축시키거나 2. 기존의 시간을 쪼개는 것이다.


<무암바가 1달만에 퇴원했다. 그와 이청용과의 호흡을 하루빨리 보고싶다>


 물론 위 두가지 대안이 시간적인 측면에 국한돼있고 최선의 방안이 아닐수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개인적으로는 기존의 전후반 체제를 지지한다. 축구의 매력은 단순함과 역동성이다. 전, 후반으로 나눠진 자체가 축구의 심플함을 말해준다. 45분, 그리고 또다른 45분. 두덩어리의 시간 안에 반전의 묘미가 나온다. 축구가 야구처럼 9이닝으로 쪼개지면 광고업계는 좋아하겠지만, 팬들의 느끼는 재미는 반감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주장을 펴보는 이유는 '그라운드의 비극을 보기 싫어서'다. 의학적, 과학적 차원의 대안 제시는 전문가들에게 맡기겠다.

 시간을 줄일수 있다면 어느정도가 적정시간일까? (11명이 유기적으로 뛰는 축구경기에서 적정시간을 선수당 1/n로 나눠본다면 흥미진진할 것이다. 과학적인 산출법으로 평균심박수를 적당히 유지시킬수 있는 방법이 나온다면 축구경기에서의 비극을 줄일수 있겠지만 여기선 논외로 하겠다.) 전후반 45분씩을 긴장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운동선수에게도 녹록지 않다. 보는 우린 어떤가. 45분, 길다고 느낀적 없나. 물론 축구의 리드미컬한 흐름의 미학을 부인하긴 어렵다. 허나 그런 일련의 과정들이 항상 즐겁진 않다. 정작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흥미로운 상황은 드물다. 뛰는 선수들은 선수대로, 팬은 팬대로 지친다. 그런점에서 굳이 경기시간을 45분+@으로 잡을 필요가 있을까. 필자는 현행보다 5~10분 정도는 줄여도 된다고 본다.(이정도의 단축이 얼마나 도움이 될진 모르겠다) 그 안에 선수들이 더 집중력을 발휘해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모를 일이다. 선수 사고 예방과 팬들의 지루함을 달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쿼터제 전환은 어떨까. 필자도 물론 흐름의 끊김은 싫다. 다 선수 건강을 위해서다. 조기 축구도 쿼터제가 대세 아닌가. 아저씨가 대다수인 조직의 태생적 한계가 쿼터제를 낳았지만, 실효성은 입증된 바 있다. 혹사로 인한 부상, 탈진 아저씨들이 대거 줄었다. 직접 비교 자체는 불가하다. 프로 경기에선 현행 90분을 20분씩 4쿼터로 쪼개고 중간에 5분, 전후반 사이엔 10분정도의 휴식시간을 주는건 어떨까. 짧은 시간안에 뭔가 해내야한다는 부담감이 선수들의 잠재능력을 끌어낼지도 모른다. 감독들은 드로잉 라인에서 안절부절 못한채 선수들에게 재촉의 샤우팅을 지를 것이다. 그런 급박함이 사고를 낳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전후반제보다 확률이 떨어지지 않을까. 경기 시간 단축, 충분한 휴식시간 부여로 인한 선수 피지컬 회복이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되리라 본다. 경기 스피드&몰입도 증대, 쿼터마다 등장하는 전술 다변화, 광고 수입으로 인한 축구 방송 확대 등은 부수적인 장점이다.

 필자의 대안 제시가 방법이 될진 모르겠다. 비극을 줄여나갈수 있는 획기적인 무언가가 나온다면 현행 유지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그라운드 안에서 비보가 계속 들려온다면 축구계는 하루빨리 효과적인 움직임을 보일 필요가 있다. 그것이 기술적인 측면이건 제도적인 측면이건 말이다.      

  


덧글

  • 세르닌 2012/06/27 17:12 # 답글

    잘읽었습니다 4쿼터 대신 30분씩 3쿼터(?)를 할수도 있을 것 같고요
    이전에 블래터였나 누가 경기시간에 대한 말을 꺼냈다가 왕창 깨졌던 일도 있고(그땐 늘리자는 거였지만) 논란이 많을테고 보수적인 축구판을 생각하면 실현은 힘들 것 같지만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습니다.
  • 아우라 2012/06/28 21:32 #

    경기 시간을 늘리는 건 보는 팬 입장이나 하는 선수 입장에서도 좀 가혹간 것 같아요;; 현실성은 좀 떨어질수 있지만 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공론화 된다는 것만으로도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ㅎㅎ
  • 홍차도둑 2012/06/29 12:07 #

    독일의 경우 1990년대에 피리어드제를 21세 급에서 사용했던 적이 있습니다.
    총 경기시간의 1/3씩 쓰는 것을 '피리어드'라고 하죠. 쿼터는 1/4.

    아이스하키에서 실제로 90분을 이렇게 나눠서 쓰고 있습니다.

    아이스하키는 정말 30분을 해도 선수들이 아주 그냥 지쳐 뻗기 때문에 무제한 교체를 허용해 주고 있는데도 선수들이 헉헉댈 정도이지요.
    계속적인 움직임이 있는 경기의 경우는 몇분만 뛰어도 선수들의 체력이 금새 바닥납니다.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몇년간 해서 일반인들하고는 격이 다른 몸과 체력이 있는 '전문직 선수들'도 퍽퍽 뻗어나가지요.

    종목은 아주 다르지만 격투기의 경우 이전에 '프라이드 FC'는 15분 경기 또는 20분 경기에서 라운드별로 1라운드 10분, 2,3라운드 5분씩 총 20분을 했고.
    UFC의 경우는 1라운드 5분 고정으로 3라운드 또는 5라운드를 하는데...
    프라이드 FC의 경기들을 보면 1라운드 후반으로 갈수록 선수들이 지쳐서 경기 흐름이 쳐지는게 보이죠, 그러나 흐름이라는 것이 유지되고 하기 때문에 경기의 연관성 면에선 좋고 이른바 '전략적인 시간끌기'가 힘든 반면 UFC는 딱딱 끊어주니 라운드가 오래될수록 쳐지는 것은 어쩔수 없다 해도 초반 라운드는 기세 싸움으로 일관되는(물론 이것은 채점 시스템 문제도 있지만) 부분이 재미있지만, 시간끌기를 위한 여러 부분들이 재미없고...해서...
    늘 딜레마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우르논 현재의 90분 하프제보다는 90분 피리어드를 지지하는 축입니다.
  • 아우라 2012/06/29 17:31 # 답글

    홍차도둑님 정성 담긴 덧글 감사합니다ㅎㅎ

    제가 피리어드제를 깜박 하고 있었네요. 사실 쿼터고 경기 흐름을 잘게 쪼개기보단 하프와 쿼터의 절충적 성격이 짙은 피리어드제도 꽤나 괜찮은 방안일 것 같습니다.

    독일 21세급에서 피리어드제를 썼다는 내용은 이색적이네요. 지금은 안 하고 있는건가요? 만약 그렇다면 역시 다시 하프제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타당한 이유들이 있었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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