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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지단' 보산치치, 경남의 보물이었다 2013 K리그 클래식



 세르비아의 지단. 제2의 지단이니 메시니 하는 수식어는 그 나라에서 특출난 선수에게 거의 관용적으로 붙고는 해 별로 신빙성 없을 뿐더러 무감각 해지기 마련이다. 경남 보산치치를 향한 첫 느낌도 그런 수식어가 "너무 오버스러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지난 3일 인천과 치른 데뷔전에서도 그다지 뛰어나다는 인상을 받진 못했다. 지난 시즌 경남의 '신의 한수' 까이끼는 데뷔전에서 1골 2도움으로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2006년 경남 돌풍의 두 주역 까보레, 뽀뽀를 필두로 인디오, 루시우, 루크, 까이끼 등 용병 농사에 대단한 수확을 보인 경남이었기 때문에, 보산치치가 치른 K리그 클래식 3경기에 대한 느낌은 오히려 평범한 쪽으로 희석됐다. 




 그런 보산치치가 4경기만에 터졌다. 상대는 FC서울. 그것도 원정에서 멀티골이다. 보산치치에 대한 평가는 2골이라는 표면적 수치보다 내용적인 측면에 집중해서 재정립 돼야 할 것 같다. 2골 모두 슈퍼골이자, 보산치치의 정수가 녹아난 골이었다. 왜 그가 '세르비아의 지단'인지, 왜 그가 호날두 같은 프리킥을 갖고 있는지 그 2골로 명확히 드러났다. 

첫번째 프리킥골은 입을 쩍 벌어지게 하는 엄청난 골이었다. 프리킥을 강한 임팩트로 정확히 차는 선수는 많지만 장거리에서도 그걸 유지하는 선수는 흔치 않다. K리그에서는 수원의 보스나가 지난 시즌 엄청난 장거리 프리킥골을 보여준 바 있다. 서울 김진규는 빈도에 비해 정확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나 보산치치는 임팩트와 정확도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 같다. 지난 16일 전북전에서도 골이나 다름없는 무회전 프리킥을 선보였다. 궤적과 강도, 정확도 면에서 이 정도 킥이라면 리그 정상급으로 평가돼도 손색이 없을것 같다.   
 
 첫번째 골이 정적인 상황에서 데드볼 스페셜리스트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것이라면, 두번째 골은 동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두번째 골은 보산치치의 별명에 가장 흡사했다. 40~50m를 드리블로 치며 FC서울 미드필더와 수비수 5명 사이를 헤집었고 감각적인 칩샷으로 김용대 골키퍼를 바보로 만들었다. 보산치치는 패스 뿐만 아니라 일대일 능력에서도 수준 높은 창의성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임을 입증했다.  




 더 긍정적인건 세르비아 U-19, U-21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부발로와도 발이 맞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두 선수의 콤비 플레이는 지난 전북전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또한 경남은 김형범과 보산치치라는 K리그 최고의 원투펀치를 보유함으로써 팀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게 됐다.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선수 개인과 팀의 궁합인데, 이런 점에서도 현재까지 잘 맞아 보이며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 경남은 조광래 감독 시절부터 전통적으로 세밀한 미드필더 플레이에 기반한 조직력을 중시해 왔고 이러한 기조는 최진한 체제에서도 유지되고 있는데, 보산치치는 이러한 경남의 팀컬러에 어울리는 선수다.   

 최진한 감독이 보산치치에게 최우선으로 요구하는건 '득점'적인 부분은 아니다. 보산치치가 슈퍼맨이 될 필요까진 없다. 이 부분은 최진한 감독이 보산치치의 적응속도를 칭찬하며 밝힌 "필요시 공격포인트까지 기록해주면 더할 나위 없다"는 말에서도 유추해 볼수있다. 득점적인 부분은 부발로에게 더욱 요구되는 덕목이며, 경남은 '보산치치 효과'로 부발로와 이재안, 김인한 등 최전방과 사이드의 공격력 극대화를 우선 과제로 두고 있는 것 같다. 보산치치는 팀컬러를 해치지 않으며 개인능력으로 난국을 타개해 나갈수 있는 유형의 선수이고 그런 점에서 보산치치와 세트로 영입한 부발로는 서로에게 시너지가 될 공산이 크다. 

 보산치치의 풍부한 경험 또한 상위 스플릿을 넘어 더 큰 업적을 노리는 경남에게는 고무적이다. 세르비아의 명문 FK 파르티잔 유스출신인 보산치치는 각급 대표팀을 거쳤고 2007년 보아비스타(포르투갈)와 OFK베오그라드(세르비아), 슬로반 리베레츠(체코) 등에서 활약했다. 리베레츠에서는 2009년부터 팀의 주전으로 뛰며 72경기에 출전했다. 파르티잔 시절부터 UEFA컵(유로파리그 전신)과 UEFA 챔피언스리그 등 큰 경기 경험도 쌓았다. 매 시즌 스쿼드가 대폭 물갈이 되는 경남으로선 인디오, 윤빛가람, 윤일록 등 매번 구심점 역할의 선수를 잃어왔다. 보산치치에게 주어진 임무는 명확하다. 보산치치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경남을 업그레이드 시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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