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토로그


'뉴 안익수표 질식축구' 성남을 바꿔놓다 2013 K리그 클래식



 


 성남이 확 달라졌다. 리그 5라운드까지 2무 3패로 부진했던 성남이 8개월만에 연승을 거뒀다. 우승후보 전북과 서울을 상대로 거둔 승리다. 모래알 같던 성남이 비로소 팀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과정을 중시하는 안익수 감독도 서울과의 경기후에 가진 인터뷰에서 "부진이 계속 됐더라면 그간 흘린 땀방울에 대한 선수들의 회의가 커졌을텐데 그 기간이 단축돼 다행이다"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안익수호의 시동은 6라운드만에 걸렸다. 시즌을 관통해 봤을때 앞으로의 성남은 더욱 무서워질 공산이 크다. 안익수 감독은 반전의 밑그림을 그려 놓은 듯 하다. 그 토대는 수비다. 안익수 감독은 부산 시절의 수비 스타일을 거의 흡사하게 성남에 이식했다.(물론 디테일은 다르다.) 준비 과정이 결과로 드러나고 있다. 안익수 감독은 성남에 올때 '부산 수비 핵심' 김한윤, 이요한, 전상욱을 세트로 데리고 왔다.  

 지난해 안익수의 부산을 상징하는 키워드는 '질식 수비'였다. 수비수 출신인 안 감독은 안정성을 중시한다. 밸런스의 선결 조건을 수비로 꼽는다. 안익수표 질식 축구는 성남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초반에는 불안했다. 5경기에서 8골을 내줬다. 인천과의 3라운드에서는 3실점했다. 센터백 심우연, 윤영선은 종종 실수를 범했다. 윤영선과 박진포는 자책골도 기록했다. 성남은 수비 중추 김성환, 홍철에 골키퍼 하강진 마저 빠지며 수비진을 다시 구성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성남은 지난달 치른 경찰청과의 연습경기에서 5골을 내주기도 했다. 안익수 감독의 축구철학에서 단단한 수비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팀컬러를 낼 수 없는 것과 다름 없다. 다행이도 안 감독의 대처는 즉각적이고 정확하게 이뤄졌다. 안 감독이 올시즌 성남 수비진을 재구성할때 가장 적극적으로 데리고 온 이가 전상욱 골키퍼다. 지난 시즌 성남의 No.1 골키퍼였던 하강진은 지난 시즌 인상적이지 못했다. 성남이 수비진을 리빌딩하는데 있어서 변화가 필요했다. 지난 시즌 부산에서 만개한 전상욱은 안익수표 질식축구의 방점이었다. 전상욱은 이범영과 정산을 제치고 가장 많은 경기에서 가장 안정적인 방어율을 뽐냈다. 부산이 인천(19경기) 다음으로 많은 18경기 무실점과 5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두번이나 기록하는데에는 전상욱의 공이 컸다. "부산의 포메이션은 1-4-2-3-1이고 첫번째 1은 전상욱"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또한 전북서 심우연, 울산서 강진욱을 데려왔다. 성남의 5라운드(2라운드를 제외하고)까지 윤영선과 심우연을 센터백 듀오로 시험 가동했다. 그러나 이 조합은 라인 컨트롤과 호흡에 있어서 아직은 불안정해 보인다. 측면은 '언터처블' 박진포를 빼고는 무주공산이었다. 애드깔로스와 현영민의 추가 영입은 그래서 이루어졌다. 브라질 청대 출신 애드깔로스는 심우연과는 다른 유형의 센터백이다. 중앙수비수 치고 신장은 작지만 커버플레이와 협력수비에 능하다. 전방 피딩 능력도 우수하다. 현영민은 강진욱, 이요한의 대체 영입이다. 성남 수비라인에는 경험이 필요했고 전상욱과 현영민은 그 역할에 걸맞는 적임자다. 세 선수의 영입으로 성남은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벽을 세울수 있게 됐다. 에드깔로스는 아직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1진급의 풀백 라인업이 갖춰졌고, 심우연의 가세로 높이마저 확보했다. 강진욱, 이요한은 로테이션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안익수표 질식축구의 마지막 퍼즐은 김한윤이다. 김한윤은 성남이 밸런스를 잡는데 있어서 필수 불가결한 존재다. 안익수 감독이 질식축구는 어쩌면 부산 감독에 부임하고 바로 김한윤을 데리고 오면서부터 시작됐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남의 최근 경기를 보면 수세시 최종 라인이 파이브백으로 자주 변형되곤 한다. 이때 성남은 후방 2선을 촘촘히 한 5-4-1 혹은 5-5 형태가 된다. 

 성남이 최근 실점이 적은건 이러한 대형을 90분 내내 비교적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성남은 공수전환이 무척 빠르다. 공을 뺐기면 바로 그 지점에서 압박이 들어간다. 이같은 수비 방식은 현대축구에서 기본이 됐지만 현실에서 적용하기는 녹록지 않다. 공격수들, 특히 측면 자원들의 많은 활동량과 체력이 요구된다. 또한 협업해서 에워쌀때 공을 갖고 있는 상대방은 물론, 공을 갖지 않은 가장 지근거리 상대방 위치를 파악해 전개를 무력화 시키는 형태로 압박해야 한다. 바르셀로나의 화려한 공격 이면에는 빠르고 컴팩트한 압박수비가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메시를 제로톱으로 활용하면서 중원의 수적우위를 늘린 덕이기도 하지만 페드로, 산체스, 이니에스타 등 준족의 측면 자원들이 공격이 끝난 지점에서 바로 타이트한 수비 포지셔닝으로 옮기기 때문이기도 하다.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성남의 최근 수비는 리그 최강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의 빠른 전환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더 무서워진건 성남의 수비가 '수비만을 위한 수비'가 아니라는 점이다. 수세서 공세로 다이렉트로 치고 나간다. 그 과정이 리그 초반과 달리 매끄러워졌다. 중원에서 측면으로, 측면에서 다시 최전방 중앙으로 물 흐르듯 흘러간다. 그 중심에 있는 단 한명을 꼽자면 단연 김태환이다. 김태환의 최근 상승세는 무서울 정도다. 전북전 김동섭의 첫 골을 돕는 장면에서는 인사이더 커터로서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태환은 사이드를 직선적으로 파고드는 점에서도 일가견이 있지만, 중앙으로의 이동도 날카롭다는걸 여실히 보여줬다. 넘어지는 상황에서도 무게 중심을 유지한 채 뒷발로 밟아서 김동섭에게 내주는 장면에서 그의 밸런스가 올시즌 더 좋아졌다는 점을 알수 있다. 서울전에서도 코너 라인 가까이서 무각에 가까운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은 수아레즈가 상대 코너 플랫라인에서 보여주는 동선과 흡사하다. 넘어질 법한 장면에서도 넘어질듯 말듯 하면서 지탱해낸다. 좌우 가리지 않고 뛸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박진포와의 시너지도 좋다. 서울전에서는 고요한이 맥을 못출 정도였다. 올시즌 김태환의 클래스는 한단계 올라설 공산이 크다.

 김동섭은 어딜가든 두자릿수 득점은 기본적으로 해낼 공격수라고 생각한다. 전북, 서울을 상대로 3골 1도움을 올렸는데, 이는 표면적 수치뿐만 아니라 선수 개인의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롱런할 수 있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확실히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 188의 장신에서 그런 유연함까지 갖춘 한국 공격수는 흔치 않다. 힐킥으로 넣은 골이 그 반증이다. 육상선수 출신 답게 가속도 좋다. 김인성을 모스크바에서 영입한 선택은 현재까지는 좋아 보인다. C.호날두가 롤모델이라는 말이 플레이로도 드러난다. 김인성은 대구 황일수, 전북 이승현, 부산 임상협과 더불어 K리그 대표 준족이라 봐도 무방할 만큼 빠르다. 슈팅의 정확도는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서울전서 김동섭의 스루패스에 이은 슈팅은 충분히 넣을만했다. 그렇지만 빠른 적응속도와 가능성을 봤을때 김태환과 더불어 천마의 날개짓을 가속화 할 수 있는 선수임엔 틀림없다. 지난해 한상운, 요반치치, 윤빛가람이 도합 5골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할때 그 대체 조합으로 볼수 있는 김동섭, 김태환, 김인성 라인은 벌써 그만큼의 공격포인트를 해내고 있다. 제파로프는 이미 검증을 마친 선수다. 관건은 주포 에벨톤이 떠난 자리를 김동섭이 얼마만큼 메우느냐, 이승렬, 조르단이 얼마만큼 서브 공격수 역할을 해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   

이글루스 가든 - 축구를 보자, 이야기하자, 느끼자!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