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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만 부진? 퍼기는 어디로 숨었나 축구 종합



                     <출처: 게티이미지 코리아>


 박지성이 언론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영국 언론은 박지성을 깎아내림으로써 맨시티전 패배, 스콜스 감싸기 등을 합리화시키고 있다. 우리 언론도 박지성의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한 언론은 '박지성, 맨유와의 이별이 다가오고 있다' 라는 아주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박지성 흔들기' 전면에 나섰다. 물론 박지성이 부진했던 건 사실이다. 보여준 게 딱히 없었다. 긱스, 스콜스와의 연계도 부족했다. 언론 말대로 박지성의 부진이 주된 패인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축구는 팀 스포츠다. 한 개인의 부진으로 팀 전체의 결과를 다 설명할 순 없다. 오히려 언론의 전면에서 흔들어야 할 대상은 박지성이 아니라 퍼거슨이다. 

 퍼거슨은 일곱 경기만에 '박지성 카드'를 꺼냈다. 과거 박지성 활용 사례를 되짚어 보면 새삼 놀랄일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흐름을 놓고 봤을때는 다소 의외다. 박지성은 경기 감각이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 발렌시아가 최근 주춤하긴 했지만 우려할 만한 하향세라고 보긴 힘들었다. 그렇다고 어느때나 평균 이상의 공격력을 보여주는 나니를 빼기엔 부담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퍼기는 왜 발렌시아 대신 박지성을 넣어야만 했을까. 큰 경기라서? 물론 박지성이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다. 하지만 그 이유 하나만으로 박지성의 투입 근거를 대기엔 부족하다. 그것은 박지성이라는 개별 유닛의 포지셔닝 변화로 설명될 수 있다. 

 박지성의 역할은 입단 첫해인 2005년 이후 고정된 적이 없었다. 입단 초에 박지성은 긱스의 대안, 윙어의 역할을 부여받았다. 박지성 커리어에 있어서 제일 왕성했던 시기였다. 그땐 나니도 발렌시아도 없었다. 박지성의 포지셔닝 이동은 중원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됐다. 안데르손이 기대에 못 미쳤고, 캐릭, 플레처는 부상에 허덕였다. 이 상황에서 가용 허리 자원에 비상등이 켜졌다. 박지성이 리그를 제외한 'B급 경기'서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것도 이때 즈음이다. 당시 박지성이 못했으면 그의 역할은 고정되거나 축소될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멀티플레이어 답게 평균 이상의 역할을 해냈고 퍼기는 꽤 만족했다. 박지성은 퍼기의 '중앙 MF' 수업을 잘 소화해냈고 날개 쪽에 국한돼 있던 역할 범위를 확장하는데 성공했다.


                  <출처: 한국일보>


 맨유 전술의 맹점은 아이러니하게도 박지성의 포지셔닝 확대에 있다. 박지성이 중원의 '대타'가 될 수 있을 지언정 '대체'가 되기엔 한계가 있다. 그것은 이전 경기에서도 드러났고 이번 맨더비를 통해 더욱 자명해졌다. 물론 맨시티 전에선 4-3-3의 중앙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와 날개쪽에 가깝지 않느냐고 묻겠지만, 중앙 4-3-3, 게다가 나니가 오른 날개로 배치된 상황에서의 박지성의 역할은 중앙으로 쏠릴수밖에 없다. 스콜스, 캐릭의 활동 커버를 위해서라도 더욱 그렇다. 맨시티전 박지성은 중원에서 갈 곳을 잃어버린 모습이었다. 동선이 어정쩡했고 공격도 수비도 어느하나 확실히 되지 못했다.(물론 좋은 수비 장면도 있었지만) 맨시티에서 야야 투레, 가레스 배리가 뒤를 받치고, 나스리 실바 테베스가 자유롭게 스위칭하는 것처럼 역할 분담이 명확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이번 맨더비 패인은 퍼기의 전술적 패착이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맨시티의 강력한 중원에 맞불을 놓거나 적어도 버티기 위해서라면 긱스, 스콜스, 박지성의 쓰리 플랫은 한계가 있다. 맨시티는 공격시 야야 투레만이 뒤에 버티고 밀너가 적극적으로 올라와 앞의 3명의 공미와 최전방의 아구에로를 지원하는 4-1-4-1의 형태로 변했다. 이에 맨유는 허리에서 1차 블록을 더욱 강화해야 했는데 불혹의 긱스, 스콜스와 박지성의 수시로 삼각형태을 이루면서 수비 협력을 가져가기엔 한계가 있었다. 이를 대비해 수비가 좋은 필존스를 윙백에 배치, 커버플레이 지원을 노렸지만 별 효과를 보진 못했다.

 퍼기는 맨시티의 'W자 5 미드필더' 전형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중앙 3 플랫이 효과적으로 돌아가려면 나니와 루니가 좀더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필존스, 에브라도 수비시 간격을 좁히는데 일조해야 했다. 무엇보다 중앙에 놓인 세 명의 미드필더가 기본적으로 기동성을 가지고 콤비네이션을 통해 공격시엔 공간을 창출하고 수비시엔 공간을 메워줘야 하는데 어느것 하나 적절히 이뤄지지 못했다. 필자 생각엔 맨유가 사이드 어태커를 안으로 좁히는 '인사이드 4-4-2'나 피지컬과 활동폭에 기반한 '첼시형 4-3-3' (물론 이는 램파드, 하미레스, 메이렐레스라는 선수 구성일때 가능한 얘기겠지만)의 형태로 맨더비에 나섰다면 더 효과적인 경기 운영을 했지 않을까 싶다. 이번 패배를 요소로 쪼갰을때엔 박지성의 책임도 크지만 전체적으로 봤을땐 퍼기의 전술 운용이 불러온 패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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